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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서른 하나의 고비

살면서 나름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고, 그때마다 나름대로 씩씩하게 그 고비 들을 넘겼다. 

견디지 못할 것 같은 시간들이 있기도 했는데 , 그 시간들도 언젠가는 끝이 났고, 그 끝남으로 인해, 무뎌짐으로 인해 나는 자주 놀라기도 했다. 

세상에 영원은 진정 없는 것일까?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될 수 있을까. 어떻게 무뎌질까. 완벽한 힐링이 불가능한 일들이 분명 있다. 그렇지만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은,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걸 견딜 수 있고, 생각보다 강하고, 또 서럽게도 자주 많은걸 잊는다. 

 

이번에 나를 찾아온 고비가 조금 다른 이유는 이것이었다. 전과는 다르게도 요번에 내 앞에는 넘을 고비가 하나도 없다. 내 앞에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 그 느낌은 정말 사람을 무너지게 하는, 두렵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샤모니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나는 요 며칠간 느꼈던 행복을 붙잡고 그 어두운 그림자를 쫓아내려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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