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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캐런 캐런이랑 만날 때 면 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필 그날 발레를 보러 갔고, 하필 그 자리 티켓을 샀고, 하필 대화로 이어지는 일이 벌어졌고, 하필 우리는 같은 회사에 다녔다. 또 사람을 좋아하는 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나는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나보다 한참 선배인 걸 알면서도 나는 그녀의 날카로움에 가끔씩 놀란다. 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어떡해 그녀는 내 상황을 알까? 관심과 연륜의 결합일까. 런던으로 가기 전에 꽃시장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가끔 내가 사다 줬던 꽃들이 28가 꽃시장에서 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곳은 행복한 곳이기 때문에 나는 기꺼이 떠나기 전 목요일 아침 그녀를 첼시 꽃시장으로 안내했다. 오랜 세월 뉴욕.. 더보기
꽃다운 스물 일곱 어깨가 훤히 보이는 검은 드레스를 입은 긴 머리의 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나를 끌어안은 샘은 이제는 정말 숙녀 같았다. "우리 진짜 오랜만인 거 알아? 벌써 오 년이나 지났다고! 근데 어쩜 이렇게 하나도 안 변했어?" 그렇게 말하는 샘은 조금 변해 있었다. 샘을 처음 만났을 때 샘은 우리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 대학생이었다. 그때보다 많이 마르고 어른스러워진 샘이 기특하게 보였다. "오면서 생각해 봤는데,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아마 네가 지금 내 나이였겠다. 그치?" "응, 그렇네..." 그랬다. 꽃다웠을 스물일곱에 대학생이었던 샘을 만났었다. 샘은 대학 졸업 후 콜럼비아로 교육봉사를 갔었고, 뉴욕으로 돌아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에게 뜻밖의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그 .. 더보기
워싱턴 스퀘어 파크 더보기
mala project 시도해 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였다. 드라이 팟? 별로 내키지 않는 제안이었는데 나는 지금 드라이 팟이 또 먹고 싶다. Mala Project Locations 41 W 46th St 245 E 53rd St 122 First Aenue 더보기
asparagus & eggs 사진만으로도 영감을 얻을 때가 때로는 있다. 레시피를 소개하는 이메일이 아닌 주방용품을 선전하는 이메일에 있는 사진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재료** 아스파라거스 달걀 5개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크러시 레드 페퍼 (생략 가능) 파슬리 (생략 가능) *만드는 방법** 1. 아스파라거스 씻어 채에 받쳐 준비한다 2. 아스파라거스는 필러로 손질을 하고 딱딱한 밑부분을 잘라 낸다 (손으로 꺾었을 때 잘리는 부분이 딱딱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 팬에 아스파라거스를 깔고 올리브 오일을 두른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잘 섞어준다 4. 오븐을 425F도로 예열한다 5. 아스파라거스를 오븐에 넣어 10분 정도 요리한다 6. 아스파라거스가 적당히 익었을 때 팬을 꺼내 달걀을 하나씩 팬 위에 넣는다 7.. 더보기
maman 일요일 웨스트사이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이 년 만이었다. 늘 했던 일이 었는데, 2년 전 우리 모두 집에 갇혀있는 동안 사라진 루틴 중 하나였다. 또 그날은 처음으로 봄 다운 봄이었다. 파란 하늘도 오랜만이었다. 웨스트사이드에 그동안 변화가 있었는데, 내게는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눈에 띄었다. 새로 생긴 maman이 그 얻은 것 중 하나였다. 프렌치 카페 다운 느낌에 홀딱 반했던 maman이 웨스트 66가에 생긴 것이었다. 나는 아이스 라테를 사 가지고 바깥 테이블에 앉았다. 파란 하늘, 햇살, 살랑거리는 바람. 기분이 최고였다. 입가에는 미소가 스르륵 퍼졌다. maman 152 Columbus Avenue 더보기
marta 생선도 화덕불에서 요리하는지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하는 바람에 우리는 브란지노를 시키기로 했다. 튀긴 라이스 롤, 피자, 브란지노. 거기에다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에 커피까지. 여기 음식 좀 짜지 않아? 불평은 그거 한 가지였다. 이 년 만에 같이 밖에서 저녁을 먹는 기쁨은 밤이 늦도록 이어졌다. 좋은 친구는 그래서 좋은 친구인가 보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 얼마였던 아무런 어색함 없는 거. 그냥 쭉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거. 아, 그리고 맛있는 걸 나눠먹는 사이는 특별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 더보기
봄날 왜 그런 날 있잖아. 화사하고 상쾌한 날. 세상에 아무 근심도 없는 것처럼 기분 좋은 날. 뉴욕이 오늘 그랬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