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런던 일기 40 피아노 연습이 끝나고 나면 기운이 없어 바로 집으로 가는 편인데, 그날은 여름이 진짜 끝나버렸다는 생각에 너무 아쉬워 동네를 한 바퀴 돌고 근처에 있는 카페에라도 가봐야 될 거 같았다. 짧은 가을, 그리고 올 기나긴 겨울을 생각하니 더 그러고 싶었다. 칠턴 스트릿이 근사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날 난 칠턴 스트릿에서 새로운 보물들을 발견했다. 보물 1호는 세상의 모든 매거진을 가져다 놓은 숍. 얼마나 센스가 있는지, 그 안에는 커피숍까지 있었고, 매거진을 사랑하는 나는 그곳에 있는 모든 걸 집으로 옮겨 가고 싶었다. 이것저것 한참을 둘러보다 고른 건 여행 잡지. 얼마 전에 다녀온 베니스의 황홀함을 기억하게 하는 사진을 커버로 쓴 잡지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가득한 곳을 찾은 기쁨에 오늘의 일탈은 성.. 더보기 런던 일기 39 사촌 동생이 런던으로 출장을 왔다고 연락을 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나는 요즘 느끼는 집에 대한 그리움을 또 한 번 실감했다.짧은 출장이지만 두 번은 봐야 될 거 같아 저녁 예약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이 있냐고 물었다. 샤론은 애프터눈 티에 가고 싶다고 했고, 나는 그 대답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친구의 약혼 축하 파티 때 갔던 노매드가 생각났다. 분위기며 음식이며 흠잡을 때가 없었던 노매드는 애프터눈 티도 근사할 것 같았으니까. 생각을 해보니 샤론은 올해 서른이 되었다. 맙소사... 시간이 이렇게도 빨리 갔구나. 내 나이를 생각하면 놀라울 일이 아니지만 말이다.금요일에는 같이 저녁을 먹고 다음날에는 애프터눈 티에 갔다. 둘만 이서 이렇게 시간을 보냈던 적이 없었고, 어른이 된 동생과 이런 대화를 나눈.. 더보기 The Portrait Restaurant 처음 만난 순간부터 변함없이 친언니처럼 나를 아껴주는 언니가 런던에 잠깐 온다고 했다.고민을 하다가 초상화 미술관 레스토랑이 근사하다고 들은 얘기가 생각나 점심 약속을 했다.언니에게 제대로 손님 대접을 해주고 싶었다. 점심이었지만 둘이 이렇게 같이 있는 건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기분을 좀 내야 할 것 같아언니는 칵테일, 나는 목테일을 시켰다. 뉴욕보다 런던 레스토랑이 뒤쳐진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다시 돌아 올 의향이 충분히 생기는 곳이었다.큰 창으로 런던 시내가 보였고, 모든 게 기대 이상이었다.언니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계산을 하려고 체크를 부탁했더니 벌써 계산이 됐다고 했다.내가 하게 좀 두지... 못 말리는 언니였다. 2 St. Martin's Pl, London WC2H 0HE 더보기 런던 일기 38 너와 내가 인연일까 아닐까. 지금 우리가 이렇게 마주 앉아있는 건, 정말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되어있는 우리가 다시 만나 마주 앉았다. 낯설기도, 또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는 듯 익숙하기도 했다. 너에게 고마웠다. 나를 잊지 않아 줘서. 더보기 The Clove Club 그날의 메뉴가 프린트된 종이를 봉투에 담아 기념으로 주기도 했다. 런던 미쉐린 레스토랑 The Clove ClubShoreditch Town Hall, 380 Old St 더보기 런던 일기 37 런던에서 맞는 두 번째 봄이었다. 너무도 길었던 겨울이 끝났음을 사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그런 봄날이고 공휴일인데 뭘 할까? 집에서 뒹굴기. 그것보다 좋은 게 없지.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좀 있다 보니 심심했다. 분명 런던에 와서 변한 점이었다.언제까지 런던에 있게 될지 확실치 않아서 그런지, 나는 자주 런던을 떠나 여행을 가고, 집에 있기보다는 밖에 나가는 걸 더 즐기게 되었다. 얼마 전에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연 초상화 미술관으로 향했다.영국의 역사, 예술, 사상, 모든 걸 초상화를 통해 알아가는 거였다. 어떤 의미를 담아, 어떤 의도로 그려졌는지 알 수 없어도,가장 진실된 모습을 담아낸 그림만이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 더보기 런던 일기 36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피터샴에 갔다. 혼자 애프터눈 티에 가는 게 청승맞은 일인가 잠깐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그런 거에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닌데... 요즘 정말 외로움을 타는가 보다. 더보기 런던 일기 35 그날도 이상한 끌림 때문에 책방에 들어갔다.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집에 쌓여있기 때문에 책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처음 이사를 하고 알게 된 건, 집에서 3분 거리에 책방이 있고 영화관이 있다는 거였는데, 동네 책방이 사라진 지 오래고작은 영화관이 동네에 있었던 건 기억도 없는 뉴욕에서 온 나는 그렇게 런던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거였다.그런데 더 놀라운 건, 동네 책방에서 찾아내는 책들이었다. 매일 지나가는 책방에 이상하게 들어가고 싶은 날,나는 어김없이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 때로는 내가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책들이 한 권씩 있을 때도 있었다.그날 나는 카운터에 있는 아저씨에게 물었다. 여기 책은 누가 골라요? 아저씨는 웃으며 말했다.나는 아니고, 나보다 훨씬 취향이 근사한 사람이 본점에 있.. 더보기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