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이상한 끌림 때문에 책방에 들어갔다.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집에 쌓여있기 때문에 책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처음 이사를 하고 알게 된 건, 집에서 3분 거리에 책방이 있고 영화관이 있다는 거였는데, 동네 책방이 사라진 지 오래고
작은 영화관이 동네에 있었던 건 기억도 없는 뉴욕에서 온 나는 그렇게 런던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거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동네 책방에서 찾아내는 책들이었다. 매일 지나가는 책방에 이상하게 들어가고 싶은 날,
나는 어김없이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 때로는 내가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책들이 한 권씩 있을 때도 있었다.
그날 나는 카운터에 있는 아저씨에게 물었다. 여기 책은 누가 골라요? 아저씨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아니고, 나보다 훨씬 취향이 근사한 사람이 본점에 있는데, 그 사람이 여기 책 담당이야.
얼마나 근사한 사람일지, 내 멋대로 머릿속에 그려봤다.
Daunt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