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었다. 공항까지 가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 또 긴 비행시간을 다 조르바로 채워보기로 했다.
책 한 권을 읽고 평생 남는 문장이 있다면, 내 마음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 또한 행운인데, 조르바가 내겐 그랬다.
지금 이 순간 필요한 위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신기 한 건, 이번에는 기억에도 없었던 조르바의 말이 마음을 흔들었다.
나는 지금을 살고 있는지, 수많았던 오늘을 충실하게 살았는지 생각했다. 나는 내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내일에 목매고, 기대하고, 보채는 사람이었다.
이런 식으로 깨달음을 주시다니... 다음에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해줄지, 그때는 조금 변해있는 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