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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런던 일기 32

가끔 눈에 띄는 포스터를 지하철 역에서 보곤 하는데, 테이트 뮤지엄의 로세티 전시회 포스터가 그런 포스터였다.

테이트 사이트를 보니 전시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돌아오는 토요일 아침에는 마지막 가이드 투어가 예정돼 있었다.

구월에 있을 미술 가이드 봉사 준비에 도움이 되기도 할 것 같아 토요일 가이드 투어 예약을 했다.

 

가이드 투어를 하는 전문가들을 볼 때마다 느꼈던 존경심 같은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회사에서 후원하는 서머셋

전시회에서 봉사할 미술 가이드를 뽑는다는 이메일을 받고 나는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될 대로 되라는 생각으로 했던

지원에 뽑혀 잠시 기뻤는데, 준비할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했다. 어쩌려고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나의 로망 중에 하나인 미술 가이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걸 나 자신에게 계속 상기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로세티 전시회 가이드를 맡은 분은 미국 교수님이었다. 얼마나 해박한 지식과 유머의 소유자였는지, 외모가 멋있는 건

아니었는데 매력적이라 느꼈다. 그가 이끈 한 시간의 가이드는 즐거웠고, 너무 빨리 끝이 나버린 아쉬움에 모두들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가 권한대로 나는 전시회를 혼자 한 번 더 둘러봤다. 이런 순간들 때문에 런던에서의 삶이 가득 찬

기분이라는 걸 나는 또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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