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에 다시 오기로 하고부터 얼마나 오월의 마지막 주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가족 여행 때 왔었던 안시의 여름날을 그동안 얼마나 되새겼는지... 그때 우리 가족 모두 안시의 마법에 빠졌었다.
동화 속 같은 마을과 눈물 날 만큼 빛났던 호수, 그리고 매일 기대했던 젤라토 먹는 오후 시간.
이번에는 조금 길게 있을 예정이었다. 하루 일과가 명소들로 빼곡히 채워진 여행이 아닌 빈둥대는 여행일 것이고, 진정한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여행이 될 것이었다. 그래도 계획이 한 가지 있다면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로 한 것. 가는 곳마다 패러글라이더들이 하늘 높은 곳에서 우아하게 움직였던 그 해 여름, 다음을 얘기하면서 다짐했었다. 다음에는 꼭 하늘을 날아 보겠다고. 그리고 그 막연했던 다음이 실현이 되었다.
안시에 다시 왔고 며칠 있으면 정말 하늘 위에서 안시의 눈부심을 보게 된다.
호숫가에 가서 책을 읽고, 젤라토를 먹기 위해 줄을 서고, 때마다 안시의 맛집을 찾아다녔다. 며칠을 그렇게 보냈다.
모든 게 완벽해 겁이 났다. 언제가 찾아올 구름 낀 하늘, 무섭게 쏟아지는 비를 생각하는 건 무슨 심보일까.
그날이 오면 그때 나는 오늘의 행복을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완벽하게 행복함으로 내 안을 채워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