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도착한 날 비가 내렸었다. 그날 이후로도 많은 비 내리는 날들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파란 런던의 하늘을 보는 날들이 꽤 있었다.
9월 초부터 온도 차이를 느끼기는 했지만 말이다. 날씨가 괜찮은 날이면 나는 동네를 한 바퀴 돌러 나가곤 했다. 잠시 지내는 동네에서 많은 것을 보고 가고 싶었다. 아무런 목적지 없이 골목골목 다니다 보면 꽃이 예쁘게 핀 작은 앞마당이 있는 빅토리안 하우스를 지나가기도 했고, 근사해 보이는 레스토랑 앞을 지나가기도 했다.
그중 최고는 아마 난데없이 나타난 동화 속의 거리 같은 골목길일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선물 같았다. 창문을 통해 집안이 보이면 잠시 그곳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집안도 동화 속 같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골목 끝에 닿았을 때, 골목 이름을 보고 아! 작은 탄성이 새어 나왔다.
노트에 적어 놓은 곳이었다. '켄싱턴에서 가볼 만한 곳' 밑에 적어둔 골목 이름이었다.
Kynance m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