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려서부터 내 물건에 대한 집착이 좀 심했다.
엄마 말로는 연필 한 자루도 잃어버리지 않는 그런 아이였다고.
그런데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작고 큰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그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나는 계속 그렇게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에 익숙해져가야만 했다.
친구들이랑 저녁을 먹기로 했던 날이었다.
제일 늦게 도착한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친구들이 시켜놓은 음식에 손을 대려는 순간,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가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요즘 살이 빠져서 모든 게 헐렁 하긴 했지만 세상에 반지가 쑥 빠지도록 몰랐다니...
어디에 정신을 두고 다니는 걸까.
가방을 열어 뒤지기 시작했다.
친구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내가 찾았어! 그러기를 기다렸다.
몇 번을 봤지만 반지는 없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에 참여했다.
저녁 먹는 동안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도, 그 잃어버림은 꽤 신경 쓰였다.
집에 돌아와서 나는 가방을 뒤집어 보았다.
반지는 없었다.
소호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 일을 다 마치고 오랜만에 좀 돌아다니자 싶어 걷기 시작했다.
책방도 가고 커피도 한 잔 마실 계획이었다.
그러다 저만치 길거리 액세서리 자판이 보였다.
나는 자판 앞에 가 섰다.
얼마 전 잃어버린 반지와 똑같은 거, 아니 비슷한 게 있을까 해서였다.
눈으로 테이블을 훑었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잃어버린 반지와 거의 똑같은 반지가 있었다.
나는 얼른 가격을 물었다.
20불.
나는 아줌마에게 돈을 건네고 바로 손가락에 반지를 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