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맑았다. 패러글라이딩 하기 좋은 날이었다.
패러글라이딩 하는 장소로 가는 버스는 호수가를 끼고 한참 갔는데,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그 눈부심에, 더 높은 곳에서 보는 호수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에, 빨리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 보니 이미 패러글라이더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얼마 후, 우리를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갈 일원들이 나타났다. 차를 타고 한참을 가는 바람에 정말 높은 곳으로 간다는 게 실감 났다. 나를 맡은 패러글라이더는 나이가 있는 남자였다. 그는 내가 등에 무언가를 매게 하고는 설명을 시작했다.
"내가 '고' 하면 나랑 같이 뛰어야 해. 알겠지? 그리고 발이 땅에서 떨어지면 걱정하지 말고 그냥 앉으면 돼."
나는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눈앞은 온통 파랗고 푸르렀다.
우리 차례가 왔다.
나는 뛴다고 뛰었는데 아저씨는 더 뛰어야 한다고 야단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발이 땅에서 떨어졌다. 그 기분을 어떡해 설명할까...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살아 숨 쉬고 있음이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렇게 하늘을 날면서 아저씨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거 얼마나 하셨어요?"
그는 40년이라고 했다. 내 나이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하늘을 날아다녔구나...
"비디오 촬영 할까?" 아저씨는 물었다.
"아니요... 마음속에 담아 둘 거예요."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 날 봤던 넓고 아름다운 세상을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 때때로 그 아침의 찬란함을 기억해야 되는 순간이 올 때, 그때 나는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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