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파리행은 거의 매일 비가 내렸다. 스케줄을 꽉 채워 갔는데 말이다. 우산을 가지고 돌아다니기 정말 번거로웠는데, 비가 내리는 파리의 가을 분위기를 마음껏 느껴 보겠다는 마음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내에 나갔다. 여러 얼굴의 파리를 마음에 담아두는 것이기도 했다.
비가 너무 내려서 그런지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런던에서도 파리에서도 비는 계속해서 쏟아지고 마음은 싱숭생숭했다. 아마도 집을 떠나 있어서 더 그렇지 않나 싶었다. 뉴욕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그런 외로움이었다. 동생이 가까이 있어서 다행이었고, 또 내가 런던으로 오기 전 몇 년을 홀로 프랑스에 있으면서 꽤나 외로웠을 동생이 짠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 친구가 그러기를, 지금 우리 나이 때가 외로움을 많이 탈 때라고 한다. 그래도 유럽에 있는 동안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넓은 세상을 보고 돌아오라고 친구는 말했었다. 나도 그럴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여행 병에 걸린 것처럼 내년 파리행 기차표를 벌써 다 준비했으니까.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스코 (0) | 2024.07.14 |
---|---|
Le Chardenoux (0) | 2024.07.08 |
파리 맛집 - virtus (0) | 2024.06.19 |
napiz milano (0) | 2024.06.17 |
밀라노 연습 (0) | 2024.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