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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다시 우리가 마주 앉았을 때 하고 싶은 말

때로 우리는 우리 얘기를 들어줄 한 사람을 간절히 필요로 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와 마주 앉아 밤이 늦도록 얘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나는 너의 그런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그런 한 사람의 역할을 한다는 건 버거운 일이었고, 변명을 하자면 나는 지칠 대로 지쳐 

그 누구에게도 신경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 누구의 얘기도 듣고 싶지 않았고 모든 의무감을 던져버리고 싶었습니다.

시간은 그렇게 갔고, 예전과는 다르게 우리가 만나는 횟수는 줄어들었고, 우리의 대화는 사라져 갔지만 

나는 그 변화에 무관심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건 너의 대한 나의 무심함이기도 했으며 나의 방황함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난 네가 혼자 많이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제야 나는 그동안의 무심함을 기억했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상처가 있는 너에게 나는 어떤 친구였는지 도 그제야 생각해보았고, 이제껏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한 게

너를 헤아려보려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지지 못했던 게 미안했습니다.

 

그날 저녁 나는 너에게 전화를 해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곳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오래전 처음 네가 나를 데리고 그곳에 갔을 때처럼 오늘도 지미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여러 친구들에게 VQ를 소개했지만 너와 함께하는 지금 무언가 제대로 된 기분을 느낍니다

네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함께 올 때면 의아해하는 눈으로 나를 보던 지미도 우리 둘에게 이름을 부르며 인사합니다.

나는 변함없이 봉골레 파스타를 너는 변함없이 라자냐를 시켰고 너는 파스타가 나오기도 전에 와인을 두 잔째 마시고 있었습니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시킨 음식을 다 먹고, 지미가 가져다준 쿠키를 반 쪽씩 나눠먹으며 오래 뭉그적거렸습니다.

 

우리가 늘 헤어지는 76 스트릿.

그리고 나는 걱정하고 있는 너에게 모든 게 잘 될 거라 위로해 보려, 너를 안심시켜 보려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동안의 미안함 때문이었는지 너를 꼭 안아 주었고, 그 어둠 속에서도 난 너의 두 눈에 눈물이 꽉 차오른 걸 보았습니다

고맙다고 말하는 너에게 나는 그동안 미안했다는 말을, 그 말을 하지 못했고, 갑자기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울음을 참고 담담히 웃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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