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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맵고 뜨거운 것

몇 일째 제대로 된 밥을 못 먹어 몸이 가벼웠고 기운도 떨어져 있었다.

나는 프라하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는데, 그 이유는 프라하에 가면 태국 음식을 잘하는 레스토랑이 있고

또 그 집이 특별히 잘하는 게 매운 태국 식 치킨 수프라는 얘기 때문이었다.

크라쿠프에서의 마지막 날 내가 그 무엇보다 원했던 건 아마도 하얀 밥알 그리고 얼큰한 국물. 

 

호텔에 짐을 풀고 식당을 찾아 나섰다.

5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이어서 이른 감이 있었지만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날의 첫 손님이라는 건 늘 특별한 것이었으니 난 서둘러 호텔을 나섰다.

그런데 식당 문 앞에 걸려 있는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오늘은 휴무.

말도 안 돼…. 그냥 돌아설 수는 없었다.

오늘 정말 쉬냐고 물었더니 아저씨는 그렇다 했다. 오늘 정말 쉰 댄다.

나는 그곳을 나오면서 아이처럼 징징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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